| '부산의 축복'이 된 에드워드 권의 허세…"음식이 비싸야 명품이냐"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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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쿠무다 | 조회수 1305 | 작성일 2022.07.20 |
![]() 지난 1월 미식 유튜버 '텐 Ten'은 부산 송정에 위치한 에드워드 권 셰프의 파인다이닝 레스토랑 '랩24'에 이같은 평가를 남겼다. '텐 Ten'은 이름만 대면 알법한 전국구 맛집에 혹평도 마다않는 '까칠한' 유튜버인데, 이례적인 극찬을 남긴 것. 그의 평가처럼 '랩24'는 정말 '부산의 축복'이 되고 있다. 14일 현재 9월30일까지 예약이 꽉 차있을 정도다. 후기도 호평일색이다. 서울 강남에서 파스타 한 그릇 먹을 가격에 높은 수준의 파인다이닝 런치코스를 즐길 수 있는 곳이란 평가다. 이제는 '랩24'를 방문하기 위해 부산을 찾는 사람들도 적잖다. 현 시점 대한민국에서 가장 '힙'한 레스토랑이 부산에 생긴 것이다. 이쯤되자 한국을 대표하는 스타 셰프 에드워드 권이 부산으로 향한 이유가 궁금해졌다. '찐터뷰'는 서울과 부산을 오가며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는 에드워드 권과 지난 11일 전화통화를 가졌다. "부산, '미식의 도시'가 될 수 있다""서울 한남동과 강남에서 12년 동안 레스토랑을 운영하다가 부산에 간다고 하니 2류가 된 게 아니냐는 말들도 있더라. 하하하. 나는 생각이 다르다. 내가 부산에서 1년 정도 세팅하면 시장이 들끓을 것이다. 다른 서울의 셰프들도 부산으로 내려오기 시작할 수도 있다. 부산의 미식 문화에 뭔가를 던진 한 명의 셰프가 되고 싶다." 에드워드 권 셰프에게 국내 미식문화의 중심지인 '서울'을 떠나는 것의 불안함에 대해 묻자 호쾌한 웃음소리와 함께 이같은 답이 나왔다. 서울은 1류, 지방은 2류라는 우리나라 특유의 인식을 잘 알고 있다는 솔직한 답변이었다. 그는 이런 식으로 질문을 던지면 피해가는 법이 없었다. 정면승부, 오직 직진이다. '파인다이닝의 불모지'인 국내에 끊임없이 도전해온 에드워드 권 다운 태도라고 생각했다. 그와 '직문직답'을 더 나눠봤다. ![]() ▶"물론이다. 수요를 예측하고 왔다. 서울은 레드오션이고, 부산은 블루오션이라고 생각한다. 부산, 울산, 김해, 창원까지 전체를 보면 부산에서 장사가 안 될 이유가 없다." - 구매력은 수도권이 높은 거 아닌가. ▶"이제는 사람들이 적금들고, 아득바득 돈을 모으고, 그런 시대가 아니다. 우리나라가 급속 성장했지 않나. 그런데 문화는 같이 성장하지 못했다. 경제성장 속도에 우리 문화 수준이 거기에 못따라 온 측면이 있다. - 부산의 '문화 구매력'이 충분할 것이라고 본 것인가. ▶"그렇다. 미식 문화의 다변화에 대한 수요가 충분할 것이라고 봤다. 부산에서 돼지국밥만 먹어야 하는 건 아니잖나. 그럼에도 우리 문화는 수도권 중심이다. 특히 서양 요리는 서울과 지방 간 갭이 굉장히 크다. 부산 정도의 도시가 '미식의 도시'라는 포지셔닝을 왜 잡지 못했을까라는 생각을 했다." - 후기를 보면 관광객들도 많은 것 같다. ▶"부산은 최고의 관광도시이기도 하다. 상하이, 오사카, 샌프란시스코처럼 미식의 도시가 될 인프라를 충분히 갖고 있다. 교통의 발달로 미식을 즐기는 사람들에게 '거리'는 크게 문제가 안 되는 시대다. '랩24'의 고객 60%가 수도권에서 온 분들이다. 서울 사람들이 거꾸로 미식을 즐기러 부산의 우리 식당에 올 수 있다고 본다." 에드워드 권의 '허세'…돈 만큼 가치도 중요해그가 인터뷰 동안 가장 많이 한 말 중 하나가 "제2의 도시인 부산을 미식의 도시로 포지셔닝할 수 있도록 하는 매개체 역할을 해보고 싶다"는 것이었다. 그저 레스토랑 하나가 잘 되게 만드는 게 아니라, 보다 큰 그림을 그리고 싶다는 욕망. 실제 그는 부산 지역에서 여러가지 콘셉트의 작업을 하고 있다. 최근에는 동래 농심호텔의 뷔페 '리스또란떼' 리모델링을 주도했다. 낙후된 호텔 뷔페를 새롭게 '갈아 엎는' 과정을 유튜브로 공개한 게 반향을 일으켰다. 김해에는 캐주얼한 분위기의 '에디스키친'을 영업하고 있고, 한식 파인다이닝 레스토랑 '엘리멘츠'를 '한우' 콘셉트로 바꿔 선보인다. ![]() 돈도 중요하지만, 가치도 그만큼 중요하다는 생각이 그의 말에 포함돼 있었다. 돈을 벌어도 가치있는 행위로 벌자는 태도. 그렇게 십수년째 줄곧 파인다이닝을 고집해왔고, 이제 부산으로 내려와 '미식 문화'를 끌어올리기 위한 사업을 시작한 것이다. '키친 마이야르'의 목진화 셰프가 최근 자신의 유튜브 채널인 '승우아빠'에서 했던 말이 권 셰프의 이런 생각과 태도를 요약해준다고 생각했다. 권 셰프의 제자이기도 한 목 셰프의 발언은 다음과 같다. "파인다이닝을 하는 사람들은 본인에 대한 허세나 허영심이 있다. 그게 기본으로 깔려있어야 한다. 내 요리로 뭔가를 보여주고 싶다는 감성, 프라이드가 없으면 할 수 없다. 음식은 단순할 수록 돈을 많이 번다. 그래서 파인다이닝으로는 돈을 많이 벌지 못한다. 화려한 음식은 결국 사람이 만드는 것이다. 인건비가 많이 빠진다. 파인다이닝 셰프 대부분이 홈쇼핑에 나가는 이유다." 목 셰프의 이 말을 전해줬더니 권 셰프는 "맞다. 허세가 있다"며 크게 웃었다. 권 셰프는 홈쇼핑에서 가장 잘 볼 수 있는 셰프이기도 하다. 그는 자신의 '허세'에 대해 다음처럼 말하기 시작했다. ![]() "파인다이닝 레스토랑은 셰프의 자기만족을 위한 공간이다. 미술로 비교해보자. 팔릴지 안 팔릴지 모르는 그림이지만 내가 좋아하는 그림이 있으면 사놓는 거다. 그리고 갤러리 입장료 몇 푼 받고 관객들이 그걸 보게 해서 내가 만족하는 거다. '고객의 경험'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나의 작품을 과시하고픈 그런 마음. 수익적 측면과 별개로 내 작품을 통해서 대중에게 인정받고 싶은 욕심이다." "즐거운 경험되세요"에 담긴 뜻…고객도 연주자그가 '가성비'를 중시하는 이유도 비슷했다. 실제 권 셰프가 두바이 버즈 알 아랍 호텔의 헤드셰프를 그만두고 2010년 귀국했을 때 '하이엔드 파인다이닝'을 할 것이란 관측이 많았다고 한다. 하지만 그의 선택은 '중저가 파인다이닝'이었다. 파인다이닝 불모지인 우리나라에 '허들'을 낮추는 역할을 하고 싶었다고, 그런 역할을 아직도 하고 싶다고 그는 언급했다. - 파인다이닝은 당신에게 어떤 의미인가. ▶"나는 오케스트라의 지휘자라고 생각한다. 고객에게 오선지를 드리는 역할이다. 고객도 연주자다. 레스토랑의 풍경, 음악, 서비스, 사람들의 표정과 모습, 대화…이런 게 어우러져서 하나의 작품이 되는 게 파인다이닝이다. 그 하모니에 따라서 고객 한 명, 한 명 마다 가치있는 시간을, 감동의 시간을 보낼 수 있다." - 단순히 음식을 먹는 게 아닌 것인가. ▶"음식을 먹는 것도, 음식을 만드는 것도, 식당의 분위기를 이끄는 것도 사람이다. 파인다이닝이 사람을 배려하고 존중하는 문화에 기여할 수 있다고 믿는다. '랩24'에서 음식을 고객에게 드릴 때 '즐거운 경험 되세요'라고 말하는 이유다." ![]() - 그렇다고 적자가 나면 안 되지 않나. '이렇게 장사해서 남는 게 있나'라는 반응이 많더라. ▶"파인다이닝이 곧 마이너스 비즈니스를 의미하진 않는다. '랩24'도 흑자다. 고객만 와준다면 절대 적자가 나진 않는다." - 적자만 안 나면 되는 것인가. ▶"파인다이닝 셰프는 적자를 감수하면서 하는 게 아니다. 작은 흑자에도 만족하는 셰프가 되겠다면 하는 거다. 돈 많이 벌고 싶다? 그럼 파인다이닝을 할 수 없다. 파인다이닝으로 조금만 벌어도 된다고 생각한다면, 할 수 있다." 그러면서 권 셰프는 '랩24'에 대한 리뷰 하나를 소개해줬다. '엄마랑 처음 파인다이닝 레스토랑에 가봤는데 다른 세상을 경험했다'는 리뷰. 그는 "이게 파인다이닝 레스토랑을 하는 목적 아니겠나"라며 "코스트가 좀 높게 나오더라도, 이렇게 경험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가는 게 나의 의무"라고 말했다. 그렇다고 그의 음식이 '가성비' 하나로만 설명되는 것은 아니다. '텐 Ten'은 '랩24'를 두고 "단순히 '가성비가 좋다' 이런 정도가 아니다. 가격을 제쳐두고 보더라도 코스가 굉장히 훌륭하다"고 평했다. 권 셰프는 "비싼 음식을 판다고 명품 셰프가 되나"라고 반문하며 "내가 파는 음식의 가격이 나의 수준을 결정하지 않는다. 음식은 가격으로 평가하는 게 아니다"고 말했다. 기자 프로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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